취임 1주년 간담회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권고안 엄정하게 처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남북정상회담으로 물꼬가 트인 남북교류가 정상 간에 합의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질서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 장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교류의 당면 의제에 대해 "지난번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이 이야기한 첫 번째는 남북 정상 간에 합의되고 논의된 것부터 먼저 하고 순서대로 진행하자는 것이었는데 맞는 말"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교류와 관련해 굉장히 많은 요구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정상 간의 논의 사항부터 질서 있고 차분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종환 "남북교류 정상간 합의한 것부터 질서있게"
이에 따라 오는 1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체육회담에서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게임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 문제가 우선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 장관은 "우리 쪽에선 우선 조정, 카누 두 종목을 얘기했는데 북측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북측에 단일팀 할 수 있는 종목을 제안하라고 얘기해 북측 제안을 검토하겠지만, 우리는 선수들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과 상의하면서 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7월 부산 세계마술챔피언십과 8월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를 초청하는 방안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관광 재개는 경제협력과 함께 정치·군사적 의제보다 후순위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첫 번째 이슈고 제일 중요한 과제"라며 "다만 지난번 판문점선언에서 노무현 정부 때의 10.4선언에 담긴 내용을 집행하기로 했는데, 10.4선언에는 백두산관광이 들어가 있어 1순위는 아니지만 후속으로 논의될 것이 관광"이라고 말했다.
도종환 "남북교류 정상간 합의한 것부터 질서있게"
도 장관은 취임 후 1년 행적을 돌아보면서 "평창올림픽이 북측의 참가로 평화올림픽으로 전환되고 남북관계의 문을 열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며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일에 문화, 체육이 일정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일은 앞으로의 과제로 놓여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1년간 활동을 마무리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권고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도 장관은 "권고안 중에 수사 의뢰를 요구하는 것도 있고 징계를 요구하는 것도 있을 텐데 원칙대로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 대책으로 문체부 내에 전담 부서를 신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문체부에 다른 정부 부처에는 없는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외부 전문가를 담당자로 영입해 일을 맡길 수 있도록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와 상의할 것"이라고 했다.

부지 선정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문제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도 장관은 "국립한국문학관은 20년이 넘은 문학계의 숙원사업으로 예산이 마련됐고 법도 통과됐다.

문학계에선 말과 글과 얼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글박물관 사이 문체부 소유 땅을 부지로 선정했는데, 서울시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아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며 "예산을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문학관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종환 "남북교류 정상간 합의한 것부터 질서있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