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레이스…박영순 추격전 폈으나 대세론 깨지 못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이 17일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의 승리로 '이변 없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권선택 전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죄가 확정되면서 사실상 시작된 대전시장 경선 레이스에 종지부를 찍고 허 전 구청장을 앞세워 본선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이변은 없었다
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등에 업고 '본선 같은 예선'이라는 평가 속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초 박범계 의원·이상민 의원·허태정 전 구청장의 3자 구도가 예상됐으나, 박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박영순 전 청와대 행정관의 가세로 구도가 재편됐다.

13일 발표한 1차 경선 결과 허 전 구청장이 42.50%의 득표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박 전 행정관과 이 의원이 각각 30.63%와 26.87%로 뒤를 이었다.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한다는 민주당 방침에 따라 허 전 구청장과 박 전 행정관이 결선투표를 치렀다.

경선 구도는 몇 차례 출렁거리는 듯했다.

구청장 3선 대신 시장 선거 도전으로 배수의 진을 친 허 전 구청장이 주목을 받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 경력을 내세운 박 전 행정관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1차 경선에서 3위를 한 이상민 의원이 박 전 행정관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허 전 구청장을 위협하는 듯했다.

그러나 1차 경선에서 1위를 한 허 전 구청장은 대세론을 등에 업고 질주를 이어갔다.

이날 피날레를 장식한 결선투표에서도 허 전 구청장은 53.96%의 지지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 이상민·박영순 지지층 흡수 최우선
원팀을 강조하며 아름다운 경선을 다짐했지만, 경선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상황에 따라 적잖은 후유증도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박 전 행정관과 이 의원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이다.

앞서가는 후보는 '아름다운 경선'을 이야기하며 대세론을 주장하지만, 추격자는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를 하는 게 일반적인 선거의 모습이다.

이번 경선에서도 박 전 행정관은 허 전 구청장의 '친안(친 안희정 전 충남지사)' 경력을 문제 삼는 등 초기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됐다.

박 전 행정관 지지자들이 허 전 구청장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정의 골도 적지 않게 패였다.

허 전 구청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선두주자로서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려면 이 의원이나 박 전 행정관의 지지율이 다른 당 후보에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들어 매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다.

다른 두 후보 측 인사들을 최대한 선대위에 포용하는 것은 물론 각종 현안에 대해 진영 논리를 뛰어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 허태정·박성효·남충희·김윤기 4파전 예고
대전시장 선거는 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후보 간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한국당은 일찌감치 박성효 전 시장을 전략 공천했고, 바른미래당은 남충희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공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김윤기 대전시당위원장과 김미석 사회경제연구소 더레프트 대표가 경선을 벌이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높은 정당 지지도를 등에 업은 허 전 구청장과 대전시장 및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시장의 대결이다.

현재 구도는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국당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구도는 허 전 구청장이 앞서지만, 인물론에서는 박 전 시장이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 권 전 시장 낙마에 따른 민주당의 시정 실패 책임론을 거론하는 한국당의 전략이 얼마나 시민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지 등도 변수로 꼽힌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의 파급력도 관전 포인트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도전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중도 세력의 지지까지 받는다면 바른미래당이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반대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