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관련 예산 8천947억원…역대 최대
개발공사 신설로 공공주도 매립, 도로 등 인프라 가시화


2010년 세계 최장의 둑(33㎞)을 쌓고도 터덕거린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이 새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 새만금사업 관련 예산이 총 8천947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7천151억원 보다 25.1%(1천796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새해 새만금을 주목하라'…지지부진하던 내부개발사업 박차
애초 기본계획상 새만금 총사업비는 22조원에 달하지만, 지난해까지 투입예산은 연평균 6천500억원대에 불과했다.

매년 1조원대 예산이 필요했지만 '찔끔 예산'으로 개발 속도는 더뎠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또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감축 기조에도 새만금 관련 예산을 역대 최대로 늘렸다.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불리는 새만금사업의 위상을 되찾을 것으로 전북도가 평가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여기에 정부는 새만금개발공사를 신설하고 공공주도 매립을 통해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지부진한 민간주도 매립을 공공주도로 전환해 매립 속도를 높이고 새만금 내부를 거미줄처럼 잇는 도로를 만들면 민간의 개발 수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새만금은 현재 산업단지·농생명 용지는 농어촌공사가 매립·조성 중이지만, 관광·레저·국제협력용지·배후도시용지는 민간 사업자 미확보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새해 새만금을 주목하라'…지지부진하던 내부개발사업 박차
이에 따라 정부는 자본금 3조원으로 새만금개발공사를 신설해 관광·레저·국제협력용지 등 복합용지 매립을 주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노출지 등 여건이 양호한 지역부터 먼저 조성하고 이후 투자수요 등을 고려해 민간개발을 병행할 계획이다.

개발공사 설립 등에 관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서 처리절차를 밟고 있다.

관련 예산 510억원은 새해 예산안에 이미 반영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6개월 이내에 공사가 출범할 수 있도록 통과 즉시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준비단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대 3조원의 자본금은 정부 등의 현금출자·현물출자(새만금사업지역 매립면허권)를 통해 우선 2조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새해 새만금을 주목하라'…지지부진하던 내부개발사업 박차
공사는 부지 매립·조성사업뿐만 아니라 새만금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부대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공사가 설립되면 부지조성사업과 부대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새만금 후속 사업에 재투자하는 이른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지관리기금을 투입해 '2023 세계잼버리대회' 새만금부지(8.84㎢·사업비 2천300억원 추정) 매립을 2022년까지 마치기로 했다.

잼버리대회가 끝난 뒤 해당 용지는 농업용지로 활용하되, 새만금개발청장 요청 시 새만금개발공사 등 수요자에게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매각대금은 농지관리기금으로 납입해 기금 손실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 기본계획을 변경해 잼버리대회 부지를 대회 후 일정 기간 농업용지로 관리토록 할 방침이다.

새만금개발청은 동서도로를 2020년 완공하고, 남북도로와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중 새만금∼서김제 구간은 잼버리대회 개최 전인 2023년 8월 개통을 추진키로 했다.

신항만은 선박 대형화 등을 고려한 부두 규모 확대와 부두 조기 건설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이 밖에 정부는 새만금에 태양광·풍력발전시설과 제조·연구기관을 동반 유치해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수익금의 상당 부분을 지역발전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속도를 내려면 아직 넘어야 할 언덕이 많다.

우선 사업 착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주요 과제다.

새만금개발청은 2016년 6월 기재부에 '공공주도 매립' 관련 예타면제를 신청했지만, 지역사업이란 이유 등으로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국가재정법에선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과 국고지원 300억원인 사업은 무조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지 매립에서부터 새만금∼대야 간 철도(45㎞), 새만금 국제공항 등 SOC 관련 대형사업이 줄줄이 예타에 발목이 잡혀 있다.
'새해 새만금을 주목하라'…지지부진하던 내부개발사업 박차
과거 몇몇 대형사업들에 대한 예타 면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속도감 있는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가 절실하다는 게 전북도의 주장이다.

최병관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만금사업의 방향이 여러 차례 수정되고 예산도 부족해 사업이 지지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개발공사를 설립하고 관련 예산도 대폭 늘림으로써 그동안 머뭇거리던 민간의 투자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등 전반적으로 새만금 내부개발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