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술자리 만찬' 野 공세 의식한듯 '신중' 분위기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25일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당정청은 이날 오후 세종시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소통과 협력을 재확인하면서 9월 정기국회 전략을 가다듬었다.
여당 '당정청 소통' 첫 워크숍… 정기국회 전략 '공부 모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하나같이 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상의를 갖춰 입고 워크숍에 참석했다.

집권 후 처음으로 거의 모든 의원이 참석한 이번 워크숍에는 청와대와 정부 핵심 인사들도 함께했다.

야당과의 '입법 전쟁'이 예상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정청이 하나가 돼 확실한 공조체제를 굳히는 그런 무대인 셈이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봉합되긴 했지만, 당의 혁신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놓고 추미애 대표와 '친문'(親文·친 문재인) 간의 갈등도 불거졌던 터라 이번 워크숍은 정기국회 전략 논의 못지않게 화합을 다지는데도 큰 방점이 찍혔다.

당의 '투톱'인 추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미소 띤 얼굴로 인사말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추 대표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과정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의원들, 국정과제 100대 과제를 책임의원제로 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에 과제를 선정하기로 돼 있는데 끝까지 해낼 자신이 있느냐, 믿어도 되겠냐"고 독려했다.

우 대표도 "민생을 제대로 살리고,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새로 회복하고, 또 우리 국민이 앞으로 희망을 걸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인사말 초반 작은 마이크 소리에 "사회자 뭐에요.

자기 마이크는 빵빵하게 해놓고 당 대표는 목소리 죽이려 하고…"라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또 인사말 후반부에 이르자 추 대표는 목 밑에 패치를 붙인 사실을 거론하며 병원 일정 때문에 자리를 비워야 한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없다고 탄핵하자 비난이 쏟아지지 않도록 간식을 풍부히 제공해 달라"는 각별한 '당부'의 말도 했다.

추 대표의 '탄핵' 언급은 지난 18일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추 대표가 추진하는 정발위에 반대하는 측에서 '대표가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도 탄핵감이지 않으냐'고 한 발언을 빗댄 '뼈있는 농담'이었다.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의 인사말 후 당정청 소통 강화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사회자로 나선 박용진 의원은 "'세션 2'는 당정청 소통시간"이라며 "문재인 정부 5년의 국정과제를 소통하는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 1부에선 정기국회 전략, 국정과제 후속대책 등이 소개됐고 2부에선 청와대와 정부 측 인사가 나와 문재인 정부의 경제·통일외교·사회정책 등을 소개했다.

청와대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각각 강연자로 나섰다.

당정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따른 한반도 안보 위기감이 가시지 않은 데다 을지훈련이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한 듯 떠들썩한 워크숍보다는 '배우고 익히는' 무대로 만들려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 '당정청 소통' 첫 워크숍… 정기국회 전략 '공부 모드'
더욱이 전날 군 을지훈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와 청와대 인사들이 반주를 곁들인 만찬을 한 데 대해 야당이 '술자리 만찬'이라고 비난 공세를 편 것을 의식한 탓인지 의식적으로 '몸조심'을 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우 대표는 "먼 길을 왔고 조금 불편한 자리를 소박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불편할 테지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밤에도 (행사장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사회자인 박 의원도 "졸면 안 된다"며 "여기는 농촌 지역이라 가까운 곳으로 빠져나갈 생각은 금물이다.

행사장 이탈을 말아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날 워크숍은 지도부 인사와 '2017년 정기국회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1부 행사 1시간 30분가량만 공개됐을 뿐, 문재인 정부 정책설명, 분임토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만찬 등은 비공개로 진행돼 '깜깜이 워크숍'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선 나왔다.

(세종연합뉴스) 김남권 한지훈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