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발표한 청와대 비서실 인선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로 총무비서관에 임명된 이정도(52)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 심의관이 꼽힌다. 그동안 대통령 최측근들이 맡아왔던 총무비서관 자리에 경제정책 총괄부처인 기재부 내에서도 인사와 예산 전문가로 통하는 이 심의관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인사와 재정, 전산시스템을 총괄하는 총무비서관 자리는, 이른바 청와대 안살림을 챙기며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씨가 총무비서관을 맡은 것이 대표적 예다.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비서관이 임명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총무비서관 자리에 경제부처 예산 전문가인 이 심의관을 총무비서관을 임명, 철저히 시스템과 원칙에 따라 청와대 살림을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청와대 인선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면서 “그동안 정치 인사들이 맡아오던 총무비서관 자리에 예산행정 공무원을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신임 비서관은 엘리트 공무원 집합소인 기재부 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행정고시가 아닌 7급 공채 출신으로 고시 출신도 맡기 어려운 기재부 국장직을 맡았다. 경남 합천 출신으로 1992년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와 기재부에서 주로 예산 관련 업무를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청와대 업무가 낯설지 않은 점도 이번 발탁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재부 예산실 근무 경험이 긴 데다 1천 명이 넘는 대부처인 기재부의 인사과장을 맡았던 만큼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적격자라는 것이 이 비서관을 아는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일 처리 역시 깔끔하기로 유명하다.

기재부의 한 공무원은 “인사와 예산분야에 전문성이 있는데다 이 비서관은 동료 공무원들 사이에서 청렴하고 강직하며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정치적인 색채도 없어 청와대 안방살림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업무처리가 매우 합리적이고 판단력이 좋은 분"이라며 "기재부 내에서는 이 비서관의 이름을 따서 '이 정도는 일을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소개했다.

△경남(52세) △창원대 행정학과 △고려대 도시행정학 석사 △기획예산처 예산실 예산기준과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실 경제정책 행정관 △기획재정부 장관 비서관 △기재부 예산실 농림수산예산과장 △기재부 예산실 문화예산과장 △기재부 인사과장 △기재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기재부 예산실 행정안전예산심의관

김현진 한경닷컴 기자 sjhjso12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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