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5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5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2월 탄핵결정을 촉구하는 15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천만촛불 명령이다! 2월 탄핵, 특검 연장!'(공식행사명)을 위한 15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시민 70만명(연인원 포함, 오후 7시30분 기준)이 운집했다. 앞서 열린 14차 촛불집회 최종 집계 인원(42만50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집회 인원이다.

오후 9시께 인파가 절정에 달하는 전례가 있어 참가 인원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최 측은 한달 만에 '소등 퍼포먼스'를 재개하기도 했다.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5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5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강력한 한파에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로 뚝 떨어졌지만 광화문을 향한 시민들의 발길은 이어진 것이다. 두터운 외투는 물론 모자 털목도리로 꽁꽁 싸맨 시민들은 한 손에는 촛불을, 다른 한 손에는 손팻말(박근혜 퇴진·구속, 조기탄핵 특검연장 등)을 들고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앞서 오후 5시30분께 주최측은 "한파에도 지난주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광화문 사거리가 벌써 꽉찼다"며 함성을 질렀다.

기자가 찾은 집회에는 애인, 친구, 가족과 함께 참석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혼자 온 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서울 화곡동에 산다는 직장인 허 모씨(33)는 "같이 오려했던 친구들과 시간이 맞지 않았지만 거리에 나오는 걸 주저할 수 없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관련자들의 처벌이 하루빨리 이뤄져 나라가 정상화됐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방동에 사는 회사원 유재규씨(52)도 목소리를 더했다. 그는 "대통령의 움직임도 그렇고 태극기 바람에 촛불이 꺼졌다는 등 일부 몰상식한 정치인들의 발언에 화가 치솟았다"며 "날씨가 춥지만 숫자라도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섰다"고 언급했다.

본집회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됐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그를 비호하는 범죄집단은 특검 수사가 끝나고 이정미 헌법재판관 임기가 끝날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기대감으로 버티고 있다"며 "더 긴장하고 촛불을 더 높이 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헌재 탄핵안 기각설 등이 제기된 가운데 야권 지도부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주자들도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의원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최근 촛불집회는 석 달 넘게 이어지고 날씨도 추워지면서 참여 인원이 주춤했다. 그러나 2월중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사실상 무산되고 탄핵 기각설, 선고 연기설 등이 고개를 들자 집회 참여 인원이 다시 불어나는 모양새다.

거의 매주 촛불집회를 찾고 있다는 50대 주부 김 모씨는 "지난주까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은 굉장히 많아졌다"며 "탄핵이 기각될 수 있다는 소문이 사람들을 거리로 이끈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처음 집회에 참석했다는 50대 직장인도 답답함에 거리로 나왔다고 외쳤다. 김포에서 왔다는 김 모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주장이 점점 잦아들고 있어 화가 난다"며 "헌재든 언론이든 공정한 판결이 나오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본집회에선 2월 탄핵, 특검 연장을 촉구하는 시민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풍선 모양 조명으로 만든 '퇴진 보름달'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약 2시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행진이 진행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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