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개최 민주평통 '한일 평화통일포럼' 기조연설서 밝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 핵 개발이 9부 능선을 넘어 거의 완성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전 장관은 오후 도쿄에서 열린 민주평통 주최 '한일 평화통일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정은 정권이 핵 개발 야욕을 조금도 멈출 의사를 보이지 않은 지금은 북한에 대한 압박 정책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고 민주평통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미국이 일사불란하게 공조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전 장관은 "북핵 해결의 앞날이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며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북핵 해결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점증하는 이때 이 협정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일 양국이 더욱 투명성을 가지고 협력을 해 나간다면 이 협정에 대해 쏟아지는 논란은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한반도 정세'라는 주제의 포럼 1세션 발제에 나선 유성옥 경남발전연구원장은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불리는 김정은의 '핵 지상주의'는 성공 가능성이 없는 정책"이라며 "핵무기 추구가 결정적으로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게 되는 '핵의 함정'에 빠지게 됨으로써 경제발전과 핵무력 증강의 병진 노선은 실행 불가능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원장은 북한정세와 관련해 "과도한 노동력 착취와 홍수 등 자연재해로 주민들의 불만이 증대되면서 민심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며 "'북한판 자스민 혁명'이 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키미야 타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미 트럼프 정권은 북한에 기회이며 위기이기도 하다"며 "트럼프 정권이 고립주의로 인해 한미 안보협력에 적극적이지 않고 이것이 북한에 있어서는 '튼튼한 한미동맹'이라는 짐으로부터 해방될 기회가 될 수 있고, 트럼프 정권이 북한 핵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면 북한은 대미 중시 전략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일 관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일본의 대북정책'이라는 주제의 2세션 발제에 나선 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 게이오대 교수는 "트럼프가 미일동맹, 한미동맹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중국이나 북한 문제에 독자적인 대응을 할 수도 있다"며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한 후 새로운 협상의 모색 등 어수룩한 대응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