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다 국민과 의리가 중요…가족들이 당장 새누리 나오라고 해"
친박계 '당론 번복' 비판에 "일방적 주장"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4일 "요즘 정치인들이 쓰는 언어를 보면 좀더 신중해야 하고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선친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이 과거 "정치인은 말이 생명이다. 말로 살고 말로 죽는 게 정치인이니 입안에 오물거리는 말의 65% 이상은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소개한 뒤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서로를 겨냥해 '막말 공방'을 벌이는 데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특히 친박계 일각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본회의 가결과 관련해 '박 대통령 내년 4월 퇴진 및 6월 대선' 당론을 뒤집은 데 따른 것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방적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야당과의 협상이 원천적으로 봉쇄됐고, 당내에서도 표결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개인적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를 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고 어느 한 분도 반대 입장을 표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탄핵 표결 당일날도 반대 의원들이 항변을 하거나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지 않고 차분하고 당당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도 '탄핵안 자유투표 방침'에 대해 "대통령과의 사적인 의리도 중요하지만 국민과의 더 큰 의리가 중요하다"면서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자평했다.

탄핵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정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해 5월 당선됐을 때 '대의멸친'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부족한 역량이지만 나름대로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당 지도부가 친박 성향 인사들을 윤리위원으로 대거 임명한 데 대해 "주위에서 '정신나갔다'고들 한다"면서 "우리 가족은 거기(새누리당)에서 당장 나오라고 한다. 밖에서 어떻게 새누리당을 보고 있는지 일말의 인식도 없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류미나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