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격고도 150∼500㎞로 높아 괌·일본의 미군기지 방어에 적당
국방부 "현재로선 SM-3 미사일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


우리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에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첨단 전투체계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다의 사드'로 불리는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해군은 2020년대 중·후반에 건조될 차세대 이지스함 3척에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최신형 이지스 통합 전투체계인 '베이스라인 9'를 장착할 예정이다.

이지스함에 '베이스라인 9'가 장착되면 적 전투기는 물론 탄도탄을 대기권 밖인 고도 150∼500㎞에서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에는 이미 '베이스라인 9'가 깔려 있고 SM-3 미사일도 장착돼 있지만, 우리가 현재 운용하고 있는 3척의 이지스함은 '베이스라인 7.1' 체제로 탄도탄 추적은 가능하지만 요격은 불가능하다.

차기 이지스함에 '베이스라인 9'가 깔리게 되면서 군 안팎에서는 자연스럽게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17일 "사드 배치에 이어 SM-3를 도입하면 중첩 미사일방어체계를 완성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노동(사거리 1천200㎞), 무수단(사거리 3천500㎞) 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남측을 공격하면 대기권 밖에서 SM-3 미사일로 먼저 요격을 시도한 뒤 실패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재차 요격을 시도할 수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도 이달 초 한 강연에서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 증강과 함께 해상 요격능력도 갖출 것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현재로선 SM-3 미사일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SM-3 미사일이 우리 국토방위를 위한 필요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SM-3는 요격 고도가 150∼500㎞로 높아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주요 무기인 단거리 스커드미사일은 잡을 수 없을 가능성이 크며, 일본의 미군기지나 괌의 미군기지를 향하는 북한의 노동, 무수단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M-3 미사일을 도입한다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군의 한 관계자는 "SM-3 미사일의 비싼 가격도 도입 검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SM-3 미사일의 가격은 한 발에 15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SM-3가 도입된다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종말단계에서 요격한다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개념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차기 이지스함이 배치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SM-3 미사일 도입 여부를 검토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