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악전고투끝에 '정치 1번지' 종로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6선 고지에 올랐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의 승부에서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큰 폭으로 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정작 투표함 뚜껑을 열자 비교적 여유이 있는 표차로 리드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기업 출신으로 실물경제통인 정 후보는 노무현 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내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중진 의원이다.

합리적 관리형 지도자로 꼽혀 왔으며, 당 대표 시절인 2010년 천안함 사태의 여파 속에서 치러진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승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전북 진안군·무주군·장수군·임실군에서 4선을 지낸 정 후보는 험지 출마의 배수진을 치는 차원에서 19대 총선에서 종로로 지역구를 바꿔 당선됐다.

이번이 종로에서는 재선 도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맞수인 오 후보와의 싸움이 녹록지 않았던데다 내부적으로 정세균계 인사들이 줄줄이 공천과정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공천학살'을 당하면서 내우외환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기 판세가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가슴을 태워야 했다.

비록 후반부에 자체여론조사를 통해 확실히 추월했다는 확신을 가졌지만, 대혼전 양상 속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엇다.

실제 그는 선거 막판에는 지역구 내 총연장 274㎞에 달하는 도로 전체를 한 바퀴 다 도는 저인망식 득표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총선 승리를 통해 다시 화려하게 재기한 정 후보는 총선 후 당내 역학구도가 재편되고 내년 대선 국면을 맞는 와중에 범주류의 대표주자로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2012년 대선 경선에 도전했던 데 이어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정 후보는 지난 해 11월 정청래 의원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 종로에서 재선된 뒤에 대권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는 이날 당선인사에서 "이번 총선은 집권세력이 국정 전반에 걸쳐 난맥상을 보인데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청년실업을 완화하고 서민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등 여러분이 정권교체 명령을 해 주셨으니 그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