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각국 정부와 언론은 남북한 고위급 협상이 타결된 것에 대해 “대화로 군사적 긴장관계를 풀었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합의 결과를 놓고는 ‘기대 이상의 성과’ ‘한국의 승리’라는 평가와 ‘북한이 여전히 남북관계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미국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후 “이번 합의로 수일간 고조됐던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이 잦아지게 됐다. 회담 타결을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합의 결과에 대해 “한국의 승리(a win for South Korea)”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추가적인 도발 방지, 더 나아가 이산가족 상봉까지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일본 정부도 남북한 접촉 결과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 특별위원회에 참석, “북한이 도발 행동을 자제해 지역의 긴장 완화와 현안 해결로 연결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합의가 남북 관계 개선을 향한 큰 진전이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도 이날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조선(북한)과 한국이 긴장 국면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로 하는 일련의 합의를 도출했다”며 “중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과거 ‘도발 각본(playbook)’을 그대로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기습공격→남북한 긴장 고조→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과정이 반복됐고 그 과정에서 북한은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협상을 통해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베이징=김동윤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