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에도 북한은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혁·개방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이 사라지면서 기존 정책이 후퇴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시각에 대해 일단 경제정책 유지 메시지를 보이는 모양새다.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추모행사에서 주석단에 자리한 박봉주 내각 총리는 장성택 실각 이후에도 현지 지도에 나선 데 이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지근거리에 자리해 새로운 파워엘리트로 자리매김했음을 드러냈다.

추모대회에서는 핵문제가 빠지고 경제 재건 정책에 대한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추모사를 읽은 데 이어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장철 국가과학원 원장, 현상주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결의연설을 했다. 지난해 최태복 당 비서, 최용해 총정치국장, 전용남 청년동맹 1비서가 연설자로 나선 데 비해 경제·과학 분야 대표인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날 결의연설에 나선 현상주는 “우주를 정복한 정신, 기백으로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 경제강국 건설의 들끓는 전구마다에서 새 기적, 새 기록을 끊임없이 창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철은 “우리 과학자들은 김정은 원수님의 과학기술정치를 받드는 돌격대가 되고 새 세기 산업혁명의 기수가 돼 강성국가 건설에 적극 이바지할 결의로 가슴을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영석 북한 조선경제개발협회 대표는 지난 15일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경제정책에는 어떤 변화도 없이 이전과 완전히 똑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