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 여파 속에서도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남북 간 협력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남북은 11일 개성공단에서 전자출입체계(RFID) 도입 공사의 첫 삽을 떴다.

RFID 시스템이 도입되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이 원자재를 들여보내고 완성품을 갖고 나오는 게 지금보다 크게 편리해진다.

지금은 출입자 명단이 하루 전 북측에 팩스로 전달된 뒤 출입 당일 특정 시간에만 출입할 수 있다.

그러나 RFID 체계가 도입되면 출입하기로 한 날에 한해 언제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007년 남북총리회담과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통신·통행·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를 개선하기로 합의해놓고 지금껏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RFID 공사 개시는 의미 있는 첫 걸음으로 평가할 만하다.

장성택 실각 사태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RFID 공사가 지연 없이 시작된 것은 북한 내 정세와 관계없이 개성공단 운영은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개성공단은 정치·군사 요인으로부터 분리하자는 생각을 우리와 계속 교환해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3통 중 통행 부분에서 진전이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지난달 13개 경제개발구와 신의주 경제특구 건설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자 유치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임 교수는 "북한은 남북관계를 일정하게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 투자자의 핵심 요구 조건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라는 점에서 북한이 경제 발전을 하려면 한반도 긴장 완화의 모습을 중국에 보여줘야 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내부 상황이 개성공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영향이 없다"며 "부정적 영향이 현재로서는 나타난 것이 없지만 앞으로도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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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차대운 홍지인 기자 cha@yna.co.kr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