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2월16일) 즈음 각계 인사 132명에게 ‘김정일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정일 훈장은 북한이 지난 3일 김 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새로 만들었다.

훈장 수여 대상자 중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사진)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북한 매체에서 김옥의 이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계자 김정은의 친모는 김 위원장의 셋째 부인인 재일동포 출신 무용수 고영희다. 때문에 김 위원장 사후 김옥의 위상은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김정은 체제에서 김옥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김옥이 훈장 수여 명단에 포함된 것은 그가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으로서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옥의 아버지인 김효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도 이름을 올려 부녀가 나란히 포상을 받게 됐다.

수훈자 명단에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등 북한 실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북한 핵 개발의 대부로 불리는 서상국 김일성종합대 물리학부 강좌장(학과장)도 수훈자에 포함됐다. 북한이 앞으로도 핵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밖에 김정은 체제구축 과정에서 우상화와 선전선동을 주도한 김기룡 노동신문사 책임주필 등 언론 분야 종사자들도 다수 훈장을 받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무자비한 숙청보다는 다양한 세력을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안정적인 권력 승계를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