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6일 대구 지역구를 방문해 4·11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석해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번 주 안으로 거취를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그동안 언급해온 '기득권 버리기'를 박 위원장이 스스로 실천할 경우 여권 물갈이 파장은 대폭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의 선택지는 크게 지역구 출마, 비례대표, 불출마 등 세 가지다.

현재로서는 박 위원장이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선에 출마할 경우를 가정하면 자칫 8개월 후에 또 선거를 치러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거부해 온 '기득권 지키기'로 비치면서 물갈이 대상인 의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그는 앞서 지역구를 수도권이나 세종시로 옮긴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정치를 안하면 안했지 그렇게 지역구를 바꾸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구 출마를 포기할 경우 상황은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당선 유력 지역에서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그동안 강조한 '기득권 포기'를 내세울 수 있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가 주도하는 물갈이 작업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영남권의 고령, 다선, 중진을 중심으로 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자진 불출마를 선언하는 풍경이 연출될 수도 있다. 박 위원장이 애초에 지역구 불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음에도 공천의 극적 효과를 위해 시점을 조절해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공심위원은 "박 비대위원장이 지역구 출마를 포기한다면 개혁 공천에 대한 공천위원들의 생각이 더 공고화할 수 있고 전반적으로 당 내외 공천 정국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의해서도 파괴력의 차이가 클 전망이다.

박 위원장이 지역구 출마에 이어 비례대표까지 포기하면 '총선 불출마'에 따른 개혁 공천의 파장은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총선 불출마는 "인재들이 모여들게 하는 것에는 우리들의 희생도 있다"는 박 위원장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비례대표를 신청할 경우 그가 내세운 '희생'의 진폭은 다소 작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당선 가능성이 절반인 20번대 초반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자기 희생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박 비대위원장의 거취 표명은 공천 정국 초반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공천 물갈이 분위기가 급속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비례대표 불출마까지 이어진다면 그 파괴력은 배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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