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26일 인도 최대 국경일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퍼레이드를 참관했다. 행사는 뉴델리 시내 대통령 궁 앞 중앙도로에서 열렸다.

'리퍼블릭 데이(Republic Day)'로 불리는 이날은 1950년 연방제와 민주주의를 골자로 하는 헌법이 발효됨으로써 인도가 영 연방 자치령의 지위에서 탈피해 공화국으로 재탄생한 날이다. 인도는 1975년 이후 외국 국가원수 한 명을 이 행사의 주빈으로 초청해 왔다. 인도는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지난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각각 초대했다.

올해 이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한국과 전략적인 관계 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표방하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사열대에 올라 VIP석에서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만모한 싱 총리와 함께 낙타,코끼리 부대를 비롯한 대규모 육해공군 부대의 행진을 지켜봤다. 인도 각 주의 특성을 살린 전통 문화행렬,음악공연,오토바이 묘기 등이 이어지면서 행사는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어 파틸 대통령 주최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한 뒤 동포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27일 3박4일간의 인도 방문을 마치고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면담할 계획이다.

◆간디 7대 사회악을 '모토'로

이 대통령은 한 · 인도 정상 만찬 등 기회있을 때마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마하트마 간디를 존경한다는 발언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인도 방문과 다보스 포럼 연설을 준비하면서 간디가 주창한 7대 사회악이 세계 경제에 던져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참모들에게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7대 사회악은 원칙없는 정치,도덕성 없는 상거래 행위,노동이 결여된 부,개성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인간성이 사라진 과학,양심 없는 쾌락,희생 없는 신앙 등이다. 청와대 참모는"이 대통령은 무분별한 파생상품 투자 등으로 인해 발생한 미국의 금융위기는 도덕성 없는 상거래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G20정상회의 의제 설정이나 다보스 포럼 연설 등에 간디의 정신이 바탕에 깔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델리=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