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오후 6시께 장지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면서 안장식이 거행됐다. 안장식은 이희호 여사 등 유가족과 동교동계 측근,민주당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대 봉송으로 시작됐다. 뒤따라 함세웅(천주교) 신부,이해동(기독교) 목사,세민(불교) 조계사 주지,이선종(원불교) 교구장이 집전하는 종교의식이 치러졌다. 종교의식이 끝난 후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에게 헌화하며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오열했다. 유가족 장의위원회,민주당 관계자,국민의 정부 관계자,전직 비서진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하관식이 시작되자 유가족과 측근,일반 시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관 위에 흙을 뿌리며 눈물을 흘렸다. 허토 의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생가터에서 가져온 한 줌의 흙도 함께 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지석'(誌石 · 고인의 인적사항이나 무덤의 소재를 기록해 함께 땅에 묻는 돌)도 함께 묻혔다. 지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출생과 성장과정,정치역정,이 여사와의 결혼,다섯 번의 죽을 고비,15대 대통령 취임과 6 · 15남북정상회담 등 삶의 역정이 상세히 기록됐다. 의장대의 조총 발사와 묵념을 끝으로 김 전 대통령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현충원 내 국가 유공자 제1묘역 하단부에 자리를 잡은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은 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와 100여m,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와는 350여m 떨어져 있다. 김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비석은 일단 나무로 세워졌다. 나무 비석은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무늬가 들어간 화강암 비석으로 곧 교체될 예정이다. 비석에는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묘'가 새겨진다. 국립현충원은 비석과 제단 설치를 비롯해 주변 조경작업 등을 모두 마치기까지는 4~5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일규/서보미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