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담 반, 기대 반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A 기업의 대표는 7일 "억류하고 있던 여기자 석방의 선물을 미국에 안겨 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해서도 `통 큰'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남북 당국 간 3차 실무회담이 지난달 2일 결렬된 뒤 허탈감 속에서 정부의 자금 지원이 언제 이뤄질 지만을 고대하고 있다.

막연하지만, 북한이 과도한 임금 인상 등 요구 강도를 낮춰 주기를 함께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업체에서 조금이나마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5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온 개성공단기업협회 이임동 사무국장은 "단가가 크지는 않지만, 원청업체의 주문이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 "일부 업체들은 휴가를 보낸 근로자들을 불러들여 주문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성공단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주문을 끊었던 바이어들이 `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이 국장은 분석했다.

실제로 통일부가 내놓은 6월 개성공단 업체들의 총 생산액은 1천873만달러로 작년 6월(1천846만달러)에 비해 1.5% 증가했다.

이는 상황 안정에 따른 원청업체들의 주문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통일부는 분석했다.

B 의류업체의 대표는 "입주기업의 60%를 차지하는 의류 업종은 계절적으로 7∼9월이 작업이 몰리는 시점"이라면서 "다음 계절 옷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주문이 없어도 일이 많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착 단계에 이르지도 못한 채 극도의 자금난을 겪는 일부 후발업체들은 여차하면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 기업의 대표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지만,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정부의 지원이 결정됐으면 좋겠다"면서 "광복절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오지나 않을까 기다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자금 지원을 위한 막바지 실태 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