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들 "테러 대응 위한 연대" 다짐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15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제15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가 "테러에 맞서기 위한 일치된 대응"을 다짐하는 내용이 포함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16일 폐막했다.

특히 이날 선언문에는 그동안 북한의 입장이 반영돼왔던 이른바 '한반도 조항'이 34년만에 처음으로 삭제됐다.

회원국들은 채택한 '샤름 엘-셰이크" 선언에서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하며, 테러에 맞서 싸우기 위해 유엔 헌장 및 국제법에 따른 '일치된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다짐했다.

회원국들은 국제 사회의 안보 증진 및 군비 축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고, 국제사회가 테러리즘에 맞서기 위한 일치되고도 유기적인 대응을 위해 한층 더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어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회원국들은 또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 종식을 촉구했으며,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밀려난 마누엘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즉시 대통령직에 복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한반도 조항'이 삭제와 관련, '게스트' 자격으로 참석한 박인국 주 유엔 대사는 "한반도 조항에는 그동안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 여과 없이 포함됐었다"며 "이번 회의를 준비하는 각료회의에서 북한은 한반도 조항 중 6자 회담 관련 내용을 삭제하려 했으나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저지됐고, 결국 조항 전문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합의문에서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사는 이런 결과는 북한이 외교 선전장으로 활용해왔던 비동맹 회의에서조차 소외되고 있고, 나아가 국제사회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받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동맹회의는 이집트와 인도, 유고슬라비아 등이 주도해 1955년 결성됐으며, 북한은 1975년 가입해 정회원 자격으로, 한국은 1997년부터 게스트 자격으로 비동맹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이날 폐막식에서 회원국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차기 비동맹회의 의장으로 선출했으며, 오는 2012년 열릴 예정인 제16차 비동맹회의는 이란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샤름 엘-셰이크<이집트>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