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 일정은 두 '닭띠'의원에게 물어봐." 원내 협상의 실무를 맡은 김정훈 한나라당,우윤근 민주당 원내수석이 그 주인공들이다.

단단히 꼬인 개원 협상에서 여야 '적수'로 만났지만 두 사람은 사실 친구 사이다. 동갑내기 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닭띠 모임' 회원이다. 닭띠 모임은 17대 때 57년생 · 대학 76학번인 김성조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종걸 노영민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의기투합해 시작됐다. 이들은 '여야 상생의 가교 역할'을 내세워 지금까지도 친분을 과시해왔다.

사적으로는 '친구야'를 외칠 사이지만 공식적인 협상은 별개의 문제다. 양 당이 기 싸움을 벌이면서 면담 일정조차 잡기가 쉽지 않다. 법사위 야당 간사로서 합리적인 스타일을 보였던 우윤근 수석은 당내 강경파 목소리 때문에 고민이 많다. 김정훈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대통령 사과 등 민주당의 '5대 선결 요구'에 확답을 해주기 어렵다며 난감한 표정이다.

김 수석은 "둘이서 이야기하면 술술 풀리는데 막상 각 당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원점에 돌아온다"며 "인간적인 친분과 당의 입장을 조화시키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