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세워질 비석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장의위원회에 따르면 아직까지 장지와 봉분조성 여부 등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비석을 세운다는 것은 확실히 정해졌다.

이에 따라 장의위원회는 이 비석에 어떤 글귀를 담을 지를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일단 노 전 대통령측은 장례 이후에 차분하게 준비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에서는 비문 내용에 노 전 대통령이 평소 가지고 있던 신념이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봉하마을의 분향소를 찾은 노 전 대통령의 386그룹 핵심인사인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은 비석을 남기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에 대해 "자신은 비록 떠나지만 사회개혁과 민주주의 발전, 지역감정 해소, 서민을 위했던 노력들은 영원히 기억됐으면 한다는 마지막 희망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비문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최 전 비서관의 해석을 고려하면 비석에는 노 전 대통령의 평소 신념을 어떤 형식으로든 포함한 비문이 새겨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신념을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비문을 집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의위원회측은 비문 내용에 대해 '전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비석은 수일만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비문 내용을 정하는 작업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비문 내용은 장례 이후에 차분하게 준비해야 하고 유족 중심으로 협의해야 할 것"이라며 "장례식 당일 비석을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두고 비문 내용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