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남북관계 협상될 것" 낙관론 피력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초강경 대남 성명을 발표한 30일 원칙을 갖고 북의 변화를 기다린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표명하면서도 남북 대화재개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SBS TV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분단 60년 중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1년간 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있을 만하다"며 "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당하게 출발해 결과가 좋은게 좋다.

대충 출발하면 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는 서로 신뢰를 보내고 존중하면서 서로 얘기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서야 한다"며 "균형을 잡지 못하면 항상 중간에 깨진다.

시작이 정당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이 발언에 현재 남북관계를 보는 이 대통령의 인식과 현 단계 대북 구상이 집약돼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정부시절 대북 지원 및 경협을 하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북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드는 시도를 할 것이며, 그것을 위해 일시적인 남북관계 경색이 있더라도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대북 특사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일(북한의 대남 압박)이 있어서 특사를 보내는 것보다는 특사를 보내는 시기도 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북의 태도 변화를 기다린다는 `원칙'에 입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남북한이 오래지 않아 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대화재개를 낙관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현재 남북간에 모종의 `물밑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기보다는 한미관계 등 주변 정세에 바탕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한 당국자는 "현재 상황은 어렵지만 주변 정세상 머지않은 시기에 남북간 대화와 협력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낙관론'의 근거를 한미공조에서 찾았다.

`통미봉남' 가능성에 대해 "한미간에 신뢰가 없을 때 그런 얘기가 나오지만 지금은 그런 관계가 아니다"며 "통미봉남 용어는 이제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후 통화할 때 남북문제, 동북아 평화문제는 반드시 한국과 협의해서 잘하겠다고 했고, 한국이 역할을 크게 해주길 바란다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북미 관계 개선은 한국의 협조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미국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대미관계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북한이 목표 달성을 위해 `통미봉남' 전략을 쓰고 있지만 한미공조를 통해 이 같은 북한의 시도를 차단할 것이며 그 경우 북한도 남북대화 복원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많은 나라 중에 북한을 진정 위하는 나라가 누군가"라고 반문한 뒤 "한국이야말로 북한을 생각하고 애정을 갖고 도울 것이다.

북한이 이걸 깨달아야 한다"며 남북간 협력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소개하면서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사업을 러시아와 추진키로 합의한 것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한 당국자는 "가스관 사업은 비록 남북간의 대화 없이는 진행될 수 없는 사업이지만 쌍방에게 도움되는 `상생'의 협력사업을 언급한 것 자체가 대화를 통해 북한과 협력해 나가고자하는 기대와 희망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