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가 점차 과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국회를 뒤로한 채 오히려 장외집회의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집회에서 경찰은 자정을 기해 해산 작전에 들어갔으나 집회 현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작전 도중에 의원들이 다칠 수 있어 의원들이 시위대에게 자진 해산을 설득하는 조건으로 진압을 미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원들은 해산에 소극적이었고 결국 27일 새벽 1시에 시위대와 경찰이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김상희,안민석 의원 등 의원 7명은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물리적 충돌을 막는다며 '인간띠'를 만들었으나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안 의원과 경찰 사이에 주먹질이 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 의원은 "(경찰에) 차이고 밟히며 끌려다니는 등 집단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측은 안 의원이 진압부대장의 얼굴을 가격해 턱이 탈구되는 등 맞은 경찰 3명이 경찰병원에 후송돼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한승수 총리를 방문해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한 반면 경찰은 체증자료를 확보해 안 의원을 공무집행방해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장외행보에 대해 당내 우려도 적지않다.

전날 집회에 나간 손학규 대표는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곧 자리를 떴고 박상천 공동대표도 27일 최고위회의에서 "합리적인 결말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한 당직자는 "강경파가 원외에서 계속 사고를 치고 다니니 등원을 감히 이야기하기도 힘든 분위기다. 당이 현실과 계속 유리되는 느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