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00여명 청와대 초청 행사..내일 MBC 방영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제85회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달 30일 전국의 초등학생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낙도, 새터민, 다문화가정, 소년소녀 가장 등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초대됐으며, 이들은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인기가수 공연관람과 대통령과의 대화 등을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특히 낙도 분교의 신선애, 발레리노 허완, 다문화가정의 박하비비, 서울시립 소년의 집의 배상훈 어린이 등 4명은 `1일 어린이 대통령'으로 임명돼 실제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을 그대로 재연했다.

이들 어린이는 청와대로 올 때부터 대통령 전용 헬기를 이용했으며, 의전의 경호를 받으며 청와대에 도착한 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선서를 하기도 했다.

참석 어린이들은 화려한 의장대 사열과 전통 무예 시범 관람에 이어 대통령의 외국정상 접견, 국무회의, 집무실 전경과 대국민 담화 등 청와대 곳곳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대통령의 하루를 체험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모두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항상 기쁘고 아름답고 보람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 아니겠느냐. 여러분이 항상 그 꿈을 갖고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자기 마음을 이길 수 있고, 하기 싫은 일도 할 수 있고, 싫은 일을 참을 수 있는 능력들을 계속 여러분이 연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사회자로 나선 뮤지컬배우 박해미씨가 어릴 적 꿈을 묻자 "판사가 된다는 꿈도 있었고 높은 공무원 되는게 꿈이었다.

그 때 꿈보다 좀 더 높게 돼버렸다"며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되긴 됐지만 좋은 꿈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노 대통령은 "좀 더 아름다운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 때 내 꿈이 욕심 많은 꿈이었다"며 "욕심 많은 꿈보다는 좀 아름다운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지금 든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학교다닐때 어떤 과목을 제일 잘 하셨느냐'는 한 어린이의 질문에 "국어를 잘했던 것 같다"고 하면서 역사책 읽기를 좋아했다고 부연했다.

한 어린이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하자 노 대통령은 "나는 그때그때 하는 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항상 성공했다고 사람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 꼭 중요한 일인 것 같다"며 "그렇게 하다보면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설사 대통령이 안되더라도 대통령만큼, 그 이상으로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MBC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기획됐으며, 녹화된 촬영분은 어린이날인 5일 오후 1시10분에 `대통령의 특별한 초대'라는 이름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