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통합모임과 정통모임간 당 수습방안을둘러싼 이견을 서둘러 봉합하고 나섬으로써 통합신당으로의 원심력을 차단하고 60여석의 원내 제2당으로서 위상을 고수할 수 있는 체제정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잔류 중도파인 통합모임과 구주류 중심의 정통모임이 21일 아침 여의도 한 호텔에서 양측 각 6명의 대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회동, 수습안을 함께 논의한 것은 신당파가 기득권 포기와 개혁을 앞세워 통합신당을 출범시킨 상황에서 자신들이 기득권에 연연해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당권 갈등 양상을 빚을 경우 공멸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때문이다. 양측의 회동에는 통합모임에서 조순형(趙舜衡) 추미애(秋美愛) 한화갑(韓和甲)김상현(金相賢) 김태식(金台植) 강운태(姜雲太) 의원, 정통모임에서 박상천(朴相千)정균환(鄭均桓) 김옥두(金玉斗) 최명헌(崔明憲) 장성원(張誠源) 유용태(劉容泰) 의원이 참석, 민주당의 핵심중진들이 망라됐다. 논란이 됐던 박상천 최고위원의 대표직 승계 문제는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사퇴하는 대로 당헌에 따라 박 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해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선출될 때까지 과도기 대표로서 당 운영과 전당대회 준비를 맡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당 개혁안 마련과 외부인사 영입 등을 주도할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고위원 전원에 양측 모임의 대표자들이 동수로 참여해 구성하고, 조순형 의원이 위원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이 민주당의 새로운 얼굴로 전면에 포진하고, 박 위원은 당의 실무적인운영을 책임지는 역할 분담론으로 당권 경쟁을 일단 수면밑으로 가라앉힌 것이다. 특히 박 위원은 한화갑 전 대표를 비롯한 동교동계 의원 14명이 `백의종군'을선언한 것과 같이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위원의 한 측근은 "민주당을 지키는 사람들이 기득권에 집착하고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여러 조치들을 생각하고 있고, 실제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민주당의 외연확대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모임의 정범구(鄭範九) 의원도 "과감하게 문호를 개방하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가시적인 조치들을 취하면서 강도높은 개혁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처리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통모임 일각에서 최고위원회와 비상대책위로 지도부를 이원화하는 것에반대하고 당 대표가 비상대책위도 주재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꺼진 것은 아니다. 또 통합모임은 한달후인 10월 하순께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을주장하는 데 대해, 정통모임은 국정감사 종료후 1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11월 초순께개최할 것을 주장하는 등 일부 조율이 필요한 대목도 남아있다. 그러나 한화갑 전 대표와 박상천 위원간 보이지 않는 경쟁은 언제든 갈등으로되살아날 수 있는 불씨를 안고 있으며, 특히 전당대회 준비 등 당의 실무를 총괄할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당직 인선에서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