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지도체제 출범이후 한동안 소원했던 북-중 관계가 오는 20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북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중국의 새 지도부 출범이후 북-중 관계는 탈북자 대량유입과 북핵 파동 여파로 전통적 우호관계가 흔들려 왔다는게 외교가 안팎의 정설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주력하는 경제건설을 이루기 위해서 한반도 안보 확보가 필수적 요소" 라며 "이번 우 위원장의 방북을 통해 북핵문제와 양국친선 강화 방안에 대한 상당한 의견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후진타오 중심의 4세대 중국 지도부는 "이제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해도 좋다"고 공언할 정도로 북한에 불쾌감을 표시해왔다. 이에 북한도 지난해 11월 후진타오가 당 총서기로 선출될 당시 축하사절단을 보내지 않았고, 핵을 놓고 벼랑끝 전술을 구사,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막후 노력으로 3자회담과 6자 회담이 열려 핵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은 상황인 만큼 이번 우 위원장의 방북을 통해 먼저 북한에 손을 내밀어 관계 복원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역시 다자 회담 과정에서 '믿을 상대로는 역시 중국밖에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만큼 내심 이번 우 위원장 방북을 계기로 친선우호 관계를 재구축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특히 중국을 통하지 않고서는 지난해 7월 이후 추진중인 경제관리 개선조치의 원활한 추진은 물론 안보 보장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중국 신 지도부 성향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동안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면서 "우방궈의 이번 방북과정에서 북핵문제와 북한의 경제 재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우 위원장이 이달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점으로 미뤄 북한에 국제사회의 핵문제 평화해결 의지를 전달하고 6자회담에 성의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