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개혁세력 연대와 지역주의 청산을 내건 신당 창당이 급류를 타고 있는 가운데 `가상 신당'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도 엿보인다. 민주당 신당추진모임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와 7일 탈당한 한나라당 출신의원 5인, 정치권밖 신당추진세력의 연합체인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신당연대)의 3개 신당축은 지역주의 정치구도 청산과 이념및 노선에 따른 정치권 재편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창당 방식 등에서 이견으로 미묘한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이 `단계적 연대'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 양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주도권 = 민주당 신당파 인사들은 당밖 신당 추진세력들과 연대문제에 대해 `영입'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선별기준'도 마련하겠다고 밝히는 등 민주당 주축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통합신당' 가능성을 모색하는 입장에서 당내 중도파와 구주류를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민주당 세력이 주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깔려 있다. 김원기(金元基) 신당추진모임 의장은 당밖 신당추진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모임과 연계해 진행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고, 한나라당 탈당파에 대해서도 "취지는같지만 현 단계에선 구체적으로 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정동채(鄭東采) 의원은 "정신적 유대감이 있다는 정도로만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재정(李在禎) 의원도 7일 연합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당장 연대를 서두르지 않고 때가 되면 적극적인 대화도 하고 연대의 틀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하고 당밖개혁신당 추진세력에 대해 "능력과 비전을 기준으로 선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탈당파인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저희들이 탈당을 논의하면서(민주당에) 신당추진기구가 만들어진 것은 성과"라며 자신들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민주당은 호남에 무게중심을 뒀고, 전임 정권의 부정부패로 상처받았는데 민주당 것은 무조건 물려받고 `영남당 싫다'고 나온 우리들을 호남당에 들어오라 한다면 무리한 요구"라며 자신들이 민주당 신당파에 `흡수'되는 모습을 경계했다. ◇간판 =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면서 주도권과도 관련있는 문제로 신당의 얼굴로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도 벌써 설왕설래가 있다. 신당은 집단지도체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당의 대표로 민주당측에선 김원기 고문이 유력한 가운데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의원도 거론된다. 독자 정치세력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한나라당 탈당파의 이부영 의원도 경쟁대열에 있으며, 범개혁진영 추대 케이스로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이사장도 거명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신당 참여 문제가 신당 세력 내부에서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민주당 신당파는 노 대통령의 신당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탈당파는 자신들의 탈당 명분 희석 등을 우려, `무당적'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대통령이 당적을 갖지말아야 한다는 것은 무리한 논리"라면서 `노 대통령이 민주당적을 유지하되 신당 당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원기 상임고문 등도 이미 노 대통령이 신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있다. 반면, 이부영 의원은 "노 대통령이 신당을 만드는 데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며 "대통령은 국정을 하고 정치인이 정치를 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은 민주당, 한나라당 구파, 개혁정당과 등거리를 유지하고 거국적으로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주장했다. 그는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새정치국민회의 모두 없어졌고, 새천년민주당도 흔들리는 등 집권자가 지지기반을 만들기 위해 만든 정당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했다"며 "신당은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당이 돼야 하며, 여도 야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