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미국 주도의 동북아시아 미사일방어(MD) 체제에 조건부로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19일 국회 국방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서를 통해 한반도는 북한의 공중및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독자적인 대공방어능력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현재까지 미국으로부터 MD체제 참여를 제의받지 않았으나 향후 MD 동참을 요청받을 경우 북한의 위협과 한.미연합 방위태세 및 국제적 동향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군의 이 같은 입장은 2002년 예산문제 등으로 유보된 최신형 패트리어트(PAC3형)미사일 도입 사업(SAM-X)을 다시 추진키로 결정, 이를 위해 내년에 1천300억원을 배정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데 이어 나왔다. 국방부가 SAM-X 부활에 이어 조건부 MD 참여 고려를 언급한 것은 미국 행정부가추진 중인 한.일 등 동북아 지역에 대한 MD체제 구축 동참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그 동안 패트리어트 도입은 노후된 나이키 미사일을 대체해 전략목표물 방어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이 추구하는 MD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군 관계자는 19일 국방위 보고서와 관련해 "MD 도입 여부에 대한 아무런 방향이결정된 것이 없다"며 "`미국의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단순한답변에 불과한 만큼 확대해석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MD계획 참가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군 당국이 MD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다는 입장을분명히 피력하면 될 것을 보고서 내용처럼 밝힌 것은 MD 참가에 부정적인 국내외 여론을 의식한 데 따른 표현으로 추정된다. 군의 SAM-X 부활과 관련해 패트리어트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최대 잠재 적인 중국을 겨냥, 향후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요격 능력에 대한 신뢰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됐었다. 조영길(趙永吉) 국방장관은 오는 26일 미국을 방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만나 주한미군 재배치 및 용산기지 이전, 연합 군사능력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MD 동참 요청이 나올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국방위 보고서는 북한이 아직까지 폐연료봉 재처리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협상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되면 협상력 제고를 위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공동경비구역(JSA) 등을 통해 도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