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9차 장관급회담 사흘째인 23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수석대표 접촉 등을 잇달아 갖고 북한 핵과 경제협력 문제를 조율했다. 양측은 공동보도문에 담길 북핵 문제에 대한 문구를 놓고 이날 밤 늦게까지 줄다리기를 벌였다. 그러나 개성공단의 조속한 착공 등 경협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았다. 남측은 핵문제와 관련, "핵무기를 만들 의사가 없다"는 북측의 원론적인 의사표명에 그치지 않고 공동보도문에 핵문제 해결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약속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핵 문제의 안보리 회부 움직임 등 국제사회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북측의 전향적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대해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전날의 입장을 되풀이 하며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내용이 공동보도문에 명문화 돼야 한다고 맞섰다. 남측은 개성공단 착공이나 금강산 육로 관광,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이 현 정부 임기내에 성사돼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측이 군사분계선(MDL) 통과 문제에 대해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 남북은 6.15 정상회담의 정신을 이어간다는 차원에서 10차 장관급회담을 오는 4월중 평양에서 개최한다는데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