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TV합동토론은 안방표심을 겨냥한 첫번째 대결이어선지 세 후보 모두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시종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으며,부패척결 문제와 비리의혹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군소후보중 유일하게 '빅3' 토론에 참가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며 두 후보로부터 사과성 발언을 유도해내 이날 토론의 '최고 수혜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후보와 노 후보간의 공방은 부패정치 척결 대목에서 절정에 달했다. 이 후보는 정색을 하면서 "대통령아들까지 관여될 정도로 이 정권에서 부패가 극성을 부릴때 노 후보는 뭘했느냐"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남을 나무랄 형편이 아닌 것 같다"며 즉각 맞받아쳤다. 그는 "이 후보는 97년 국회의원 선거를 전후해 안기부 예산을 1천2백억원 들어다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 쓸때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내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에서 권 후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거대정당에 대한 '양비론'을 제기하며 벤처정당 후보로서의 자리매김에 주력했다. 권 후보는 정치개혁 주제와 관련, "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이고, 민주당은 부패신장개업당"이라고 몰아세웠고, "과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노 후보), "정당민주화는 칼로 무자르듯 되는 것 아니다"(이 후보)는 사과성 답변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선 이 후보가 노 후보와 권 후보에 협공당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됐다. 특히 권 후보는 "북한을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이 후보 통일방식에 절대 동의할수 없다", "지역감정과 관련해서 당3역을 전부 영남인사로 채운 이 후보는 하실 말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