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파문으로 한반도 정세가 냉각국면에접어든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맞서 강ㆍ온 양면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선(先) 핵포기, 후(後) 대화' 입장을 거부하고 불가침조약 체결을 한결같이 주장하면서 강경대응 방침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이중적 대응태도를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제시한 핵문제 '해법'은 북미간 불가침협정 체결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선 핵개발 계획 포기'를 거부하고 불가침조약체결을 제의한 이후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북)ㆍ미 불가침조약 체결은 핵문제를푸는 비결' 제하의 논평에서 "우리의 불가침조약 체결 제안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그들이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라는가 바라지 않는가,핵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없는가를 가르는 척도"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북미간 불가침조약 체결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의 법적 기틀이며북미 사이의 적대관계, 교전관계 해소의 기본열쇠라면서 미국의 '선 핵포기' 요구를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무성대변인은 지난 2일 중앙통신사와의 회견에서 "명백히 하건대 미국의 '선핵포기' 주장은 새로운 충돌을 불러 오고 있으며 우리(북)로 하여금 그에 상응한 대응책을 강화하는 데로 떠밀 뿐"이라며 "우리는 구태여 적대국의 그 무슨 '인정'을구걸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강경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언론매체들도 "미국이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계속 강박하면서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건드린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결사의 각오로 강경히 대응할 것", "우리는 미국의 핵위협 강화에 대처하여 지금보다 더 강력한 군사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는 등 강력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북한은 강경대응 방침과 함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외무성대변인이 '협상의 방법'과 '억제력의 방법' 가운데 전자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데다 언론매체들도 미국이 우려하는 모든현안들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무성대변인은 "작은 나라인 우리에게 모든 문제 해결방식의 기준점은 우리의자주권과 생존권의 위협제거"라며 "우리는 협상의 방법으로 이 기준점을 충족시키길바라고 있다"고 강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또 언론매체들은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공관장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면서도 동시행동 조치를 통한 핵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의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