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와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6일 낮 회동을 갖고 `대선 연대' 가능성을 논의했으나 사실상 불발로 그쳤다. 정 후보와 박 대표의 이날 만남은 통합 21 당사가 위치한 국민일보 빌딩내 한음식점에서 양당 관계자들이 일절 배석하지 않은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8월22일에도 한차례 있었으나, 정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로는 처음이며 통합 21 창당대회 다음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끌었다. 특히 최근 한나라당과 통합 21이 박 대표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왔었음을 감안할 때 통합 21측은 박 대표가 `우선 협상대상'으로 정 후보를 선택한데 대해`두 사람간 연대가 비로소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정 후보는 약속시간 5분 전께 미리 도착, 기다리고 있다가 박 대표 도착 소식을 듣고 복도까지 걸어나가 악수를 청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 박 대표는 "창당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으며 정 후보는 "화환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충남대 강연에 오시는 줄 알았으면 창당대회에 들려달라고 연락을 드렸을텐데..."라고 화답했다. 박 대표는 '어떻게 회동이 이뤄졌느냐' '좋은 결과가 예상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선후보가 만나자는데 안 만날 수 있느냐" "얘기도 나누기 전에 어떻게 말하느냐"고 반문, 다소 가라앉은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탈리아식 코스 요리로 오찬을 겸해 이뤄졌으며 회동 중간중간에 정 후보측 관계자들이 A4 용지를 들고 오찬장을 드나드는 바람에 '합의문이 작성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약 1시간50여분 가량의 회동이 끝난 뒤 두 사람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음식점을 나섰으며 '얘기가 잘 됐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별로 드릴 말씀이 많지않다"며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음을 예고했다. 이어 정 후보는 "박 대표에게 통합 21이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당 대표를 맡아 도와주고 이끌어달라고 했다"고 소개했으며 옆에 자리한 박 대표는 "(정 후보의제안에 대해) 나는 조금 회의적이고 현상태로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또 강신옥(姜信玉) 전 창당기획단장의 거취와 관련, 정 후보는 박 대표에게 귀엣말로 "강 의원 얘기는..."이라고 공개여부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으며 박대표는 "아니 그렇게 다..."라며 난색을 표명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강 전 단장 등 나를 도와주는 분들이 우리당의 정체성을 결정한다는생각을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반면 박 대표는 "누구를 영웅으로 생각하든 그건 개인의 선호이자 자유"라며 "이런 얘기 자꾸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끊어 이날 회동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한편 정 의원은 회동 장소였던 국민일보 빌딩 12층에서 1층까지 박 대표와 함께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 뒤 로비까지 배웅, 마지막까지 박 대표에 대한 성의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정 후보와 헤어진 뒤 '너무 딱 부러지게 말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괴로워요"라고 심경을 밝히고 '다른 제의는 없었느냐'는 물음엔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소신에 달린 것"이라며 "직접 (정 후보에게) 물어보라"고답했다. 이날 회동과 관련, 정 후보가 창당대회 직후 첫 회동으로 박 대표를 꼽았으나 양측간 사전조율이 없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정 후보의이미지에 도움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