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문ㆍ방송 등 언론매체들은 미국이 북한의 비밀 핵개발을 제네바 기본합의문(1994.10) 위반이라며 합의문 파기 움직임까지보이고 있으나 20일 오후 3시 현재까지도 이렇다할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방북(10.3∼5)한 제임스 켈리 미국 대통령 특사에게 핵개발 계획이 있다고 북한고위관계자가 밝힌 사실이 알려진 17일 이후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와 관련해서는 단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간간이 미국을 비난하는 논조만을 내보내고 있다.

북한 방송들은 대미비난 중간중간 켈리 특사가 평양을 방문, 미국의 `우려사안'을 전달한 것에 대해 "압력적이고 오만불손한 행동"이라고 거론하고 있기는 하지만 핵개발계획 시인 부분과 관련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한 사례로 지난 18일 평양방송과 노동신문은 미국이 종교보고서에서 북한을 종교탄압국이라고 지목한 것을 "용납할 수 없는 반공화국 도전행위"라고 비난하면서켈리 특사의 우려사안 전달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북한방송이 최근 자주 내보내는 논조로는 볼튼 차관 등 미국 고위관리들이 남한을 방문, 대북 강경발언을 하며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평양방송은 볼튼 차관이 남한에서 밝힌 북한 미사일 수출 등의 문제를 거론, 북한이 마치 테러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면서 이는 "모처럼 마련된 북남사이의 화해분위기를 깨버리고 정세를 다시 긴장시키려는 미제의 흉악한 기도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은 또 미국의 이라크 공격 움직임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19일 미 의회의 이라크 결의안 승인, 새로운 유엔결의안 초안 제출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대(對) 이라크 군사공격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북한 언론매체들은 남한에서 일으킨 미국의 사고ㆍ사건 등에 대해 지적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연식기자 j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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