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찰이 4일 양빈(楊斌) 북한 신의주 특구행정장관을 연행할 당시 한국의 은행 임원도 양빈 장관과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선양(瀋陽)의 공안 경찰 50여명이 4일 오전 5시(현지시간) 양빈 장관을 연행할 당시 그의 부인과 친구들, 동료는 물론한국의 은행 임원 등 모두 20여명이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경찰은 지난 1일 양빈 장관에게 허란춘(荷蘭村)을 벗어나지 말라는명령을 내렸으며 2일 밤까지 경찰의 감시를 받았다"면서 "그러자 양빈 장관은 3일 외신기자들을 불러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양빈 장관이 당시 기자회견에서 4일 북한으로 들어갈 때 외신기자들을 신의주 특구로 데려가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는 외신기자들이 제반 정황을 최대한취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소식통은 "선양 공안 경찰은 양빈 장관이 외신 기자회견을 시작한 지 1시간 후에 허란춘에 도착했다"면서 "경찰은 외신기자들에게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은불법이라면서 떠나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들은 "이번 조치는 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大)와 관련이 있다"면서 "정부는 부호들에게 세금 납부를 강요하는 등 자본가들에게 특권을 주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줘 당내 강경파들을 설득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중앙 정부가 양빈 장관을 연행하도록 명령한 것은 북한이 양빈을 장관으로 임명하기 전에 사전 상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화가 났기 때문"이라며 "이는 중국과 북한의 불편한 관계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사관은 양빈 장관 연행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중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측도 양빈 장관 연행 여부나사전 통고 수령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