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경제특구 설치 등 북한의 경제개혁 정책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국제정세 파악능력이 반영된 것으로, 한국은 이를 백안시하지 말고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국제금융 전문가인 박윤식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26일 밝혔다. 박 교수는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미한국상공회의소 초청강연에서 "지난 7월 북한의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해 고위 관리들과 대화해 본 결과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머리가 깨어 있고 국제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개혁은 일각에서 제기된대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이 아니라 탈북자 급증 등 정권 존립기반의 위험을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 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한 생존 차원의 결정"이라고설명했다. 박 교수는 신의주 경제특구 설치계획에 대해 "홍콩의 사례를 많이 참고한 것으로 보이지만 김 위원장에게는 여간한 도박이 아니다"면서 "한국은 빈정대거나 의심하지 말고 북한의 이러한 분위기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개혁 무드가 최소한 몇십년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고 "중국도 마찬가지지만 북한이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제도를 언제까지나 함께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며 결국 제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