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부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29일 남북 해군간 교전 소식을 전해들은 서해 5도서 주민들은 지난 1999년 6월 서해교전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러나 교전이 20여분만에 종료되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평온함을 찾으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인천시도 서해 5도서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리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조업금지명령이 내려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는 1백15척의 어선이 용기포항 등 7개 항.포구에 발이 묶여있다. 어민 등 1천5백가구 4천5백명의 주민들은 남북교전으로 인해 꽃게.까나리 조업이 상당기간 중단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교전현장과 인접한 연평도 5백50가구 1천3백여명의 주민들은 일단 교전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 70여척의 어선으로 꽃게.우럭 등을 잡고 있는 연평도 어민들은 올해 월드컵 개최를 이유로 북방한계선 인근에서의 조업을 철저히 단속한데 이어 또다시 교전이 재현되자 앞으로의 생활을 걱정하며 한숨짓고 있다. 연평도 어촌계 박근섭(59)씨는 "다음달부터 두달간 꽃게 금어기가 시작돼 어망철거작업 등 바다에 나가 할 일이 많은데 교전으로 인해 작업이 늦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업에 나섰던 50여척의 어선은 해군의 철수지시에 따라 당섬부두로 되돌아와 대피해 있다. 5백50여가구 1천5백여명이 살고 있는 대청.소청도 주민들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않고 있다. 꽃게 우럭 홍어잡이에 나섰던 1백여척의 어선은 선진포항 등으로 급히 회항, 대피했다. 한편 교전으로 인해 인천~연평.백령 항로 여객선들이 회항하거나 출항이 금지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승객 88명을 태우고 연평도로 향하던 실버스타호는 낮 12시께 선미도 인근 해상에서 회항, 오후 2시께 인천으로 되돌아왔다. 또 낮 12시 10분과 12시 40분 각각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백령아일랜드호와 데모크라시5호도 출항금지 조치에 따라 백령도에서 대기중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