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거주하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단이 순수 민간단체의 주선으로 오는 2월5일부터 약 2주간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 미주 한인들이 민간단체 도움으로 북한의 이산가족을 만나게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의 강신권 미국 및 세계총본부 집행위원장(목사)은 30일 이산가족인 미 시민권자 1명과 영주권자 2명이 2월5일부터 15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강 목사를 단장으로 한 상봉단은 31일 로스앤젤레스를 출발, 중국 베이징(北京)과 옌볜(延邊)을 거쳐 2월5일 북한에 들어가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양강도.자강도 지역 육아원 등을 돌아보고 9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가족과 상봉한다. 상봉단은 육아원 등에 `북한어린이 돕기 사랑의 빵 보내기 운동''으로 모은 1만여달러의 성금을 전달하고 10일엔 고향을 방문해 1-2일 묶게 된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상봉단에 포함된 한인은 시민권자 권화식(50대.여.LA 거주), 영주권자인 이진호(73.LA거주)씨와 이창효(72.콜로라도 거주)씨로 영주권자가 북한 당국으로부터정식비자를 받아 방북하는 것도 처음이다. 이들은 160여명의 신청자 중 가족이 평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고 생사가확인됐으며 일찍 방북 신청을 했기 때문이라고 첫 상봉단에 포함됐다. 상봉단은 옌볜에서 북한이 제공한 차량으로 백두산 등지를 방문한 뒤 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하게 되는데 경비는 모두 스스로 부담한다. 강 목사는 "순수 민간단체에 의한 이산가족 상봉은 처음"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한인 이산가족 상봉으로 현재 중단상태에 있는 남북이산가족상봉 재개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이 친북단체가 아닌 순수 민간단체의 상봉 요청을 받아들이고 미주한인 신변을 완전 보장한 것은 아리랑축전 등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내부단결을 과시하면서개방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투자유치 분위기 제고 등의 실리적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국제관계변화 등을 고려, 외교 전략을수세적 자세에서 공세적 자세로 바꾸면서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3월중순께 이산가족 한인 약 50명을, 4월말 70-100명 정도를 다시북한에 보내며 성과를 지켜본 뒤 비행기를 통한 대규모 방북을 추진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