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이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8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백 외무상의 불참은 특히 지난해 7월 태국 방콕 ARF 외무장관 회의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남북 및 북미 외무장관 회담의 무산으로 이어지면서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무엇보다 백 외무상의 불참이 지난 1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출범이후 답보상태를 면치못해온 남북 및 북미관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북한이 대남.대미 대화재개에 관한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백외무상을 베트남에 보내 남한 및 미국과 외무장관 회담을 할 경우 부담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3월 제5차 남북 장관급 회담의 연기이후 당국간 대화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 외무상이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날 경우 남북관계발전방안과 특별히 논의할게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을 것으로 외교분석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현재도 관영매체들을 통해 미국의 대북강경 자세를 비난하고 있고, 지난달 6일 부시 대통령의 대북대화 재개 선언에 대해서도 한 달 넘게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외무장관이 대면하는 경우 북한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23번째 회원국으로 ARF에 가입한 마당에 외무장관 회의에 아예 불참할 경우 국제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을 우려, 백 외무상의 불참대신 부상(차관 또는 차관보)급 대사를 수석대표로 파견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