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이산가족 단체상봉장인 서울 센트럴시티에는 운보 김기창(87) 화백의 아들 김완(51)씨가 병석에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 숙부 기만(71)씨를 만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기만씨는 "형님에게 드리려고 조선화 몇점을 가져왔다"며 "형님이 그렇게 편찮은 줄 몰랐다"며 울먹이자 완씨는 "먼 길을 오신 작은 아버지가 꼭 아버님을 만나고 갈 수 있었으면 한량 없겠다"며 선물로 준비해온 족보를 건넸다.

기만씨는 "형님이 우리를 다 키웠고 형님을 본받아 그림을 열심히 그려왔다"며 형님에 대한 그리움을 간절히 표했다.

김 화백은 당뇨등 합병증으로 최근들어 거동은 물론 사람도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

동생이 서울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뒤 가끔 수화로 ''매우 기분이 좋다''는 표현을 하곤 했으나 동생을 알아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한적십자사측은 김 화백과 동생의 만남은 개별상봉이 있는 1일 김 화백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김 화백의 형제상봉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꼭 만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