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여야3역회의에서 여당이 제안한 "후보 이중등록"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데 이어 한나라당 당3역의 "안일한"대응을
질책했다.

이 총재는 4일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우리 당은 "후보 이중
등록"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마치 우리당이 여당과 "후보 이중등록"에
관해 사전 묵계했던 것처럼 여당이 흘린 것을 강력히 항의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재는 이어 "여야가 3역회의를 하는데 이같이 우리당의 입장이 와전된
다면 곤란하다. 언론에 유독 "후보 이중등록"만 부각돼 보도된데는 뭔가
여당의 저의가 있는 것이므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라"고 당지도부를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서 하순봉총장은 "후보 이중등록은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가
회의에서 제안한 것으로, 다분히 자민련을 겨냥한 발언이어서 우리는
구체적인 응대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부영 총무도 "상대방의 제안을 듣는 것 뿐이었다. 여당도 우리의
소선구제와 전국구 비례대표제 제안에 토를 달지 않았다"고 적극 해명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