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태 국방장관은 17일 오전 국회 국방위에 출석, 북한의 태도를
"성동격서"라 표현했다.

동쪽을 향해 소리 지른후 서쪽으로 쳐들어가는 전술처럼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조 장관은 이어 "군은 최악의 상태에 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햇볕정책의 문제점등 따질 것은 따지고 군의 노고도
치하하는등 오랜만에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그 시각 "서해 교전사태는 사실상 종료됐다" "부부도 싸운 뒤에
사이가 더 좋아지는 법"이라는 국방부 대변인의 기자 간담회 내용이
전해지면서 국회 국방위 분위기는 돌변했다.

한나라당 하대봉, 하경근 의원등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사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는 지금 국방부 대변인이 교전 종료를 운운한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장관은 이 사실을 보고 받았느냐"고 따졌다.

의원들은 또 "장병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지금 남북교전을 "부부싸움"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에 조 장관은 "소강상태가 평화적으로 잘 마무리되길 바라는 기대가
잘못 와전된 것"이라 해명하고 "서해 사태는 여전히 전망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머리 숙인 사과에 소란은 진정됐으나 모처럼 악수를 건네고 끝날 것 같은
국회 상임위는 또 다시 얼굴을 붉히면서 소란스럽게 끝나고 말았다.

한편 발언파문을 일으킨 차 대변인은 이날 교체됐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