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탈당한 일부의원들이 29일 국민회의에 입당한데 대해 자민련
박태준총재가 노골적으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여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인천지역 한나라당 탈당의원들은 우리
(자민련)와 긴밀하게 접촉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계개편과 당세확장은 순리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국민회의측에 경고성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박 총재의 이날 발언은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다소 껄끄러운 관계를
그대로 나타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자민련 내부의 알력을 잠재우기 위한 박 총재의 "고단위
처방책"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박 총재가 제1여당인 국민회의측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자민련
내부에서 제기된 "지도력 부재"라는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
이다.

박 총재는 사실 여권 광역단체장 후보결정과정에서 경기지사후보에 임창열
카드를 택했다가 이를 국민회의에 되물리는 등 "정치력 한계"를 드러냈다.

또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의 연쇄탈당 및 여권 편입 과정에서 제1여당인
국민회의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양상도 보였다.

한 당직자는 이를 두고 "그물치는 사람 따로 있고 고기 건지는 사람 따로
있다"며 당 지도부의 한계를 꼬집었다.

본격적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경우 자민련은 "들러리 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 총재는 이같은 당내 분위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비난의 화살을
국민회의쪽으로 돌렸다는 해석이다.

박 총재는 이날 당무회의를 마친뒤 구미및 대구 지구당 개편대회 참석을
위해 곧바로 TK(대구.경북)지역으로 날아갔다.

재.보선 패배 이후 상처를 입은 만큼 정국의 분수령이 될 6.4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TK맹주"로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 김형배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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