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후보단일화와 정계개편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입장을 노출, 미묘한
분위기에 싸여있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모처럼 "DJP 공조"를 과시했다.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28일 만안 초등학교에서 열린
안양 만안 보궐선거 자민련 정당연설회에 나란히 참석, 양당이 연합공천한
자민련 김일주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자민련과 국민회의는 이번 선거가 양당의 정계개편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
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민련은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이미 두차례이상씩 이곳을 방문, 김위원장
과 거리유세에 참여했으며 소속의원과 사무처직원들에게 지역별 득표를
책임지도록 하는 "지역별 득표전담제"로 압도적인 승리를 노리고 있다.

국민회의 역시 자민련 못지않게 소속의원들이 수시로 현지를 방문, 20%가
넘는 호남표 흡수에 당력을 집중해왔다.

특히 국민회의는 이곳에서 보수우익단체들이 이석현 의원의 "남조선
국회의원 명함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것으로 알려지자 선거승리를
위해 이날 이의원을 탈당시키는 초강수로 자민련의 근심을 덜어주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양당에서 지원연설에 나선 연사들은
한결같이 "양당이 힘을 합쳐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DJP" 공조를
강조했다.

자민련 이태섭 부총재는 "신한국당이 정계개편의 얘기를 꺼내 국민을
혼동에 빠드리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을 이간질하려고 하고 있다"며 "반드시
야권후보 단일화를 이뤄 정권교체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회의측 연사로 나선 정동영 대변인 최희준 의원 이준형 안양 만안지구당
위원장 안동선 부총재 등도 ""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해 양당이 연합공천한
김후보를 당선시켜 무능한 신한국당 정권을 심판하자"고 호소했다.

연설에 나선 김대중 총재는 "안양에서 김후보를 당선시킨 후 그 여세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 12월 대선에서 승리하자"며 김후보의 지지를 당부
했고 김종필 총재도 "국민회의와 자민련 단일후보인 김후보의 승리는 양당의
후보단일화에 박차를 가하게 해 12월 대선 승리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안양=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