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점차 가열되어가면서
벌써부터 위원장 확보를 위한 금전살포나 연설회장에 지지자들을 대거
동원하는 등의 과열 혼탁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당안팎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이같은 과열현상은 상대후보에 대한 흑색선전물이 나돌고 지역갈등을
원색적으로 자극하는 상황과 맞물리고 있어 자칫 경선후보진영들간의
연설회장 등에서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5일 수원과 7일 춘천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모 후보가 유급의 대학생들로 보이는 연호부대를 수백명씩 동원, 연설회가
끝난뒤 연설회장 주변에서 지지후보를 연호토록 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또 지난 7일 저녁에는 당내의 한 모임에서 정발협내의 한 축을 이루고
있던 한 단체가 특정후보로부터 활동비를 요구했던 사실이 논쟁거리로 등장,
그동안 당주변에 나돌던 돈봉투 살포설의 일단이 확인되기도 했다.

신한국당 지도부는 8일 금품살포 등의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당으로서는 경선과정에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고 청와대 사정당국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바도 없다"고 밝혔다.

당지도부는 그러나 전당대회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경선선거운동이 과열
혼탁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이에 대비한 극단의 대책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