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으로 신한국당 상임고문으로 임명돼 향후 여권내 대권구도와 관련,
비상한 관심 끌고 있는 이수성 전 총리는 5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고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인데 나는 그럴
능력이 없다"며 "가능한 당내에서 눈에 안띄게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한국당 대표기용설도 나돌고 있는데.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직 당인이라는 의식이 없다.

-김대통령이 당대표로 천거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미지의 세계라 미리 말할수 없다.

가능하면 눈에 안띄게 지내고 싶다.

-신한국당내 대권후보 경선에 나설 의향이 있는가.

<>내가 지금 경선에 나서고 안나서고가 어디 있는가.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고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하는 대단히 막중한 자리다.

나는 그럴 능력이 없다.

-대통령과의 4일 낮 오찬에서 무슨 말을 나눴는가.

<>여러가지 얘기를 나눴다.

(정치를 안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2~3개월간 쉬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근 김대통령에게 "대선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말을
했다는데.

<>한달전쯤 총리직을 떠나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반대하시길래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선거에서 일을 맡겠다"는 뜻을 전달한 적은 있다.

그러나 당인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경선에 나서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대통령께서 이미 그렇게 안하겠다고 하시지 않았느냐.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나를 믿고 지원해온 김대통령에게 신의를 끝까지 지키려고 한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상임고문에 임명했다는데.

<>그런 말은 내가 못한다.

그러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만약 내게 미리 말씀하셨다면 "노(NO)"라고 했을 것이다.

-어쨌든 대권후보군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 아니냐.

<>여러분들이 나를 인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고마운 이야기다.

앞으로 총리나 고문, 총장 보다는 선생이라고 불러주길 바란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