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출마한 현역의원과 거물급 야당정치인 그리고 여당의 정치신인이
출사표를 던진 부산 중.동구는 신한국당 텃밭인 부산지역에서 가장 예측을
불허하는 접전지역으로 꼽히고있다.

신한국당은 정치초년생인 정의화 봉생병원장을 공천했고 민주당의 김정길
최고위원이 "정통야당의 뿌리를 내리겠다"며 엣지역구인 이곳을 다시
찾았다.

12.12사건으로 구속중인 허삼수 의원은 신한국당을 탈당, 탄탄한 조직
기반을 바탕으로 옥중출마를 선언했다.

국민회의는 이철 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웠으며 자민련에서는 정상천 의원의
후원을 등에업은 김준호 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한국당 정위원장은 동구에서 20여년간 병원을 운영해온 전문의.

당초 이곳에는 한이헌 전청와대경제수석이 조직책으로 내정됐으나 부산고
동문들의 반발로 정위원장이 행운을 잡았다.

허의원과는 부산고 10년 선후배관계.

공천을 받은후 조직인수에 애를 먹은데다 인지도도 낮아 고전했으나 지난
4일 개편대회를 계기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고 판단하고있다.

정위원장측은 "인지도가 낮은데도 지지도는 허의원 김정길 최고위원 등과
비슷하게 나오고있다"며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을 것 "이라고 낙관하고있다.

정위원장은 허의원에대해 "역사바로세우기"를 거스르는 구시대인물로
김최고위원에 대해서는 당선을 위해 지역구를 옮겨다닌 "정치철새"로
공략할 방침을 세워두고있다.

정위원장은 이와함께 신한국당 공천자중 유일한 병원장이라는데 착안,
전문 직업인상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민주당 김정길최고위원은 중선거구인 10,11,12대때 이지역에서 출마해
인지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12대때는 중.동.영도구에서 당시 현역의원이던 박찬종전의원을 2등으로
밀어내고 1등 당선된 바있다.

김최고위원측은 "14대때는 YS밀어주기로 인해 당선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김최고위원을 소신과 지조의 정치인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며 승리를 다짐하고있다.

김최고위원측은 "허의원은 전력에 문제가 있고 정위원장은 여러모로
미숙하기 때문에 정치는 전문정치인에게 맡겨야된다"며 인물론으로 승부를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허의원과 정위원장이 서민층 밀집지역인 동구를 기반으로 하고있는데
반해 김최고위원은 상업중심지인 중구를 기반으로하고있는 점도 김최고
위원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허삼수의원은 13대때부터 동구를 기반으로 구축해온 조직이 탄탄하고
서민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것이 강점으로 평가받고있다.

옥중출마에 대비 영상홍보물과 음성녹음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으나 최근
선관위로부터 후보자가 없는 곳에서 영상홍보물을 상영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아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의원측은 그러나 허의원 부인인 박무생여사가 지역구 곳곳을 돌며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전략이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있다며 승리를 낙관
하고있다.

국민회의 이철 위원장과 김준호 위원장은 각각 20여년간 학원을 운영해
오며 익힌 인지도와 정상천의원의 도움에 큰 기대를 걸며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