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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내년 경제 짓누를 '3C의 습격'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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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원가(cost), 공급망(chain) 교란, 불투명한 환율(currency)의 ‘3C 공포’가 기업들을 덮쳐 내년 사업계획이 시계(視界) 제로다. 물가 금리 환율 모두 종잡을 수 없어 컨틴전시플랜 수립조차 버겁다.

    원자재 대란만 해도 철광석 요소수 사태에 이어 마그네슘·희토류·리튬 등 필수 원자재로 확산될 조짐이 심상치 않다. 특정국으로부터 수입 비율이 80% 이상인 품목이 3941개에 달하다보니 혹시라도 수입이 막힐까 산업계 전반이 전전긍긍이다. 여기에 물류대란까지 더해졌다. 이달 들어 다행히 발틱운임지수(BDI)가 하락 반전됐지만 낙관은 이르다. 공급망 병목으로 세계 주요 항구의 화물적체는 여전하다. 아시아·유럽·북미 항구에 정박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숫자는 소폭이지만 늘고 있다. 트럭운전사 등 일손 부족이 여전한 데다,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재확산 중이어서 공급망 교란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공급망 병목이 촉발한 물가 비상도 심상찮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로 31년 만에 최고다. 캐나다에서도 18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 나타났고, 중국 생산자물가지수는 역대 최고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물가상승세를 뒤집는 것이 최우선 사안”이라는 성명을 낼 만큼, 인플레가 세계경제 뇌관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의 10월 물가 상승률도 3.2%로 10년 만에 3%대로 진입했다. 해외보다는 사정이 나아보이지만, 금통위원까지 나서서 ‘폭등한 자가주거비를 포함하고 한국 특유의 관리물가 항목을 제외하면 미국보다 결코 낮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 판이다.

    달러당 1200원에 바싹 다가선 원화가치 하락도 불안을 증폭시킨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주요국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한 통화의 실질가치)은 최근 8년2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원가·공급망·환율의 ‘3C 위기’는 전자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 한국의 핵심산업이 모두 연관된 문제다. 이외에도 곳곳이 지뢰밭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과 오름폭은 주요 37개국 중 1위이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도 급증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어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도자화자찬 모드였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을 딱 한 번 언급했을 뿐, 대책은 소상공인 지원,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지방소멸기금 신설 등 전부 돈풀기다. “내일 일도 장담 못 한다”는 경제현장의 목소리를 못 듣는 것인가, 안 듣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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