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 동일, 아이아, 유일 등 4개 자동차 부품회사가 800억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상대로 12년 동안 담합을 통해 낙찰 경쟁을 회피해 온 혐의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현대차와 기아가 실시한 자동차부품 입찰에서 낙찰자를 사전에 정하는 방식으로 가격 담합을 한 화승, 동일, 아이아, 유일 등 4개 자동차 부품회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824억3900만원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화승 423억9900만원, 동일 315억5700만원, 아이아 45억6200만원, 유일 39억2100만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4개 부품회사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진행한 총 99건의 ‘글래스런 및 웨더스트립’ 부품 구매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정하고 투찰가를 합의했다. 글래스런 및 웨더스트립은 자동차에 외부 소음이나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고무 제품이다. 글래스런은 유리창, 웨더스트립은 차문과 차체에 장착된다.

이들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가 기존 차종의 새 모델을 개발하는 경우 기존 차종에 부품을 대던 업체가 새 모델 입찰을 따내기로 합의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처럼 새 차종이 출시될 때는 별도의 합의를 통해 낙찰예정자를 정했다.

그 결과 99건의 입찰 가운데 81건은 이들이 합의한 대로 낙찰자가 결정됐다. 나머지 입찰에서는 예기치 못한 제3의 사업자가 낮은 가격을 적어내 낙찰받았다.

이들 4개 업체는 담합을 통해 99.3%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입찰 나눠 먹기를 해 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