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했다. 신임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다소 빨랐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며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권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는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 혹은 한 자릿수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최저임금 논의에서 인상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2019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간당 1만30원이다.

주휴수당은 1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하면 추가로 지급하는 1일분 임금이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이 보편적이었던 한국전쟁 직후 최소한의 근로자 권익을 위해 도입됐지만 주 5일제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시행하는 요즘에는 존재 이유가 희박해졌다. 이런 주휴수당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를 빼고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은 이미 1만원을 넘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이미 달성된 셈이다. 경총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중위 임금의 6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6위다. 주휴수당을 포함할 경우 1인당 소득 대비로 OECD 최고라는 분석(한국경제연구원)도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대선 공약을 사실상 ‘조기 달성’한 최저임금을 현실에 맞춰 낮추는 방안까지도 폭넓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69%를 차지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서는 38%가 ‘인하’를, 32%는 ‘동결’을 요구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