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웅 < 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 회장 cwpark@staffs.co.kr > 필자가 대표로 있는 '스탭스'는 대기업에서 분사한 회사다. 신생 기업과 달리 분사의 경우는 직원들의 다수가 하던 일을 동일한 장소에서 계속하다 보니 스스로 신생 중소기업의 일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는 환경의 변화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제도나 직원들의 처우 등에서 동종업계를 모델로 삼는 것이 아니라 분사 전 직장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탓으로 분사 초기에는 커다란 옷을 소매와 바지길이만 줄여 입은 것과 같은 어정쩡한 모양이 되기도 한다. 변화한다는 것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변화된 환경 속에서 최적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시집을 가서도 친정 집의 생활패턴대로 살아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카멜레온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몸 색깔을 변화시켜 위기를 모면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변화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카멜레온처럼 속 알맹이는 그대로 놔둔 채 겉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진정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은 익숙하던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연가가 담배를 끊었다면 담배를 피우는 일이 어색하고 그 연기가 역겹게 느껴져야 정말로 금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생각이나 지식이 바뀐 것을 가지고 '변화'했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행동이 변하는 것이며,지속성을 가지고 습관화됐을 때 진정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행동하지 않는 걱정은 스트레스만 가중시키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행하지 않고 고민만 하기 일쑤다. 변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해결책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과 비교해 무엇이 바뀌었는가를 점검해 보는 게 중요하다. 단순한 변신술만으로는 변화의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물과 불로도 변신했던 그리스신화의 프로테우스처럼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속 알맹이까지 바꾸는 변화의 고삐를 늦추지 말자.